-
[두근두근 허니문 Vol.1] San Francisco - Day 2. 샌프란시스코의 다양한 얼굴 Pt1 (페리 빌딩, 차이나타운, 유니온스퀘어)역마살 낀 쿤 2023. 11. 5. 20:56
두근두근 허니문 Vol.1
San Francisco Day2 Part.1- 페리 빌딩, 차이나 타운, 유니온 스퀘어, 치폴레
(블루보틀, 차이나타운 맛집-City view restaurant)
2023.09.28
위스키 한잔씩 사이좋게 먹고 꿀잠자고 일어난 아침, 구름 한 점 없는 날씨가 우리를 환영한다는 듯이 맞이해 줬다.
정신을 못 차리고 조식을 먹으러 가는 우리를 환한 아침햇살과 파란 하늘이 잠시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 숙소인 Hotel Riu Plaza Fisherman's Wharf 에서 처음 먹는 조식이었기에, 그들의 서비스를 생각하면 조금은 기대가 되었고
한편으론 너무 기대하면 그만큼 실망도 클 수 있기에 무덤덤한 생각으로 조식을 먹으러 향했다.
이미 우리보다 먼저 와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가 조금 게으른(?) 편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는 여행을 알차게 보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여행에서 맞닥드리는 불확실성을 즐기기도 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필자는 극 J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무튼, 그렇기에 우리 둘 다 “에이~ 줄이 길면 뭐~ 오늘 뭐할지 더 생각해 보면 되지~”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계획을 했음에도 여행 도중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여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면
“에이 여기를 더 자세히 못 봐서 아쉬웠는데 오히려 잘됬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행에서나 인생에서의 불확실성을 즐기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부분이
서로가 자신들도 모르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무튼, 뷔페의 첫 인상은 ‘나쁘지 않은데? 오히려 좋은데?” 였다.
너무 휘향찬란하지도, 너무 조촐하지도 않으며 딱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음식들이 놓아져 있었다.
과일은 딸기, 메론 두 종류, 토마토 등이 있었고 고기는 소세지류와 치킨, 야채는 토마토와 여러 샐러드를 조합해 먹을 수 있는 구조로 나왔다.
역시 내 최애는 해쉬브라운이었다. 일단 해쉬브라운부터 집고, 소세지를 집었다. 거기에 팬케이크와 메이플 시럽까지!
이게 바로 미국의 맛이 아니겠나 라는 생각이 드는 아침 식사였다.
그렇게 한 접시와 따듯한 커피 한 잔, 그리고 후식으로 조금의 해쉬브라운(?)과 과일들 그리고 내 건강한 장을 위해 요거트를 퍼 왔다.
반면에 H는 뭔가 더 디톡식한? 조금 더 밸런스 있게 먹는 편이라 나보단 다양한 구성으로 가져오며 항상 접시에는 야채가 가득했다.
뭐, 개인의 취향이니 존중해줘야겠다. 미국은 뭐든지 양많고 질도 좋으니까 말이다.
(필자는 미국 속세의 맛에 빠져버렸다.)
그렇게 기대 이상의, 아니 먹고 나서 든든해진 배를 만지며 얼른 나갈 준비를 했다.
우리의 첫번째 행선지는 페리빌딩(Ferry Building) 이었다.
우리는 숙소가 피셔맨즈워프 쪽이라 뮤니패스로 교통 하루권을 구입하여
페리빌딩-> 유니온스퀘어-> 차이나 타운 순으로 구경했다.
케이블 카(Cable car) 나 스트릿 카(Street Car)의 메인노선에 걸쳐있기에 딱 좋았기 때문이다.페리빌딩까지는 우리 숙소 바로 앞 정류장에서 스트릿 카를 타고 10분, 20분이면 간다.
페리빌딩으로 가는 길이 바다를 옆에 끼고 가는 라인이다 보니 지나가는 동안 계속해서 부둣가 같은 장면이 계속 펼쳐졌다.
Pier 39 부터 페리빌딩으로 갈 수록 숫자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Ferry Building 중심으로 왼쪽(피셔맨즈 워프쪽)으로 홀수, 오른쪽(베이브릿지쪽)으로 짝수의 항구가 연속해서 펼쳐져 있다고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렇게 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이렇게 완벽한 날씨를 가진 곳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우리나라의 가을과 봄의 장점을 섞은것 같다.)을 한껏 만끽하며 여러항구들을 지나 페리빌딩으로 도착했다.
사실 페리빌딩까지 자전거를 타며 여러 항구들을 더 자세히 구경하고 싶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5일밖에 없었다. 누군가에겐 충분한 시간이겠지만, 우리에겐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스트라스부르크라는 소도시 구경에만 4일을 쓰고도 정말 짧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페리빌딩의 첫 인상은 산뜻함이었다.
푸른바다, 하얀 벽으로 유럽 항구를 연상시키는 아치형 건물과 우뚝솟은 종탑, 그리고 그 안에 속속히 들어가 있는 여러 개성있고 예쁜 가게들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0시 정도, 커피가게와 빵가게는 문을 열고 버터냄새를 풍기고 있었으며,속속히 다른 가게들도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일찍 오기도 했고 날이 너무 좋았기에 페리빌딩 안에 있는 블루보틀에 들러서 시그니쳐 메뉴를 하나씩 시켜 바닷가 있는 쪽으로 나왔다. 바닷가 쪽에는 경치를 구경하며 있을 수 있는 벤치가 여러군데 있었고 이미 몇몇 관광객들이 우리와 똑같은 루트로 블루보틀 커피 하나씩 손에 쥐고 앉아 있었다.
우리도 그 대열에 끼어 벤치에 앉아 아침이라 조금은 쌀쌀한 공기와 이를 보완해주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커피와함께 여유를 즐겼다.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나자 구름과 해무? 가 끼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도 바닷가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피해가지 못하나 보다.
여유도 즐길만큼 즐겼고 상점들도 슬슬 문을 열기 시작했겠다, 우리는 페리빌딩 내부를 구경하기 시작했다.사실 구경이라고 해봤자 1층에 여러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초콜릿뿐만 아니라 베이킹? 과 같은 키트까지 같이 파는 가게, 와인가게, 정원 가꾸는 용품, 올리브 전문가게 등 뭐랄까, 하나같이 전부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있는 가게들이었다. 가게들이 겹치는 것이 없어서 그런지 작은 빌딩이었지만 1시간은 넘게 시간을 보냈었다.
그 중 버섯을 파는 가게가 우리의 눈에 띄었다. 가게 진열대 앞에는 유리병 안에서 자라고 있는 버섯이 있고, 최소 10가지가 넘는 생 버섯을 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버섯을 말려 팩으로 팔고 있었다. 말린 버섯 중엔 한국에서 가져온 버섯도 있었다.우린 한국에서는 가격이 조금 나가는 포르치니 말린 버섯을 하나 샀다. 이걸로 포르치니 버섯 리조또를 해먹을 생각이다.
이렇게 가게 구경도 하고, 기념품겸 말린 버섯도 하나 사서 차이나 타운으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 타운은 미국에서 제일 큰 차이나 타운이라고 한다. 실제 역사도 정말 깊은 타운이었다. 미 서부 골드러쉬(Goldrush) 시절 철도와 각종 인프라 공사와 맞물려 중국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그 과정속에서 서부의 대도시에 차이나 타운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중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 타운은 약 4만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유니온스퀘어) 쪽 바로 위에 차이나 타운이 위치해 있어서, 중심지로 가는 노선의 대중교통을 타면 영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리고 학생들도 중국 특유의 활동복? 을 입고 있어 여기가 미국이 맞나 싶을때가 가끔 있다.
(홍콩사람들도 정말 많았다. H가 홍콩에서 대학을 나와 광동어를 구분한다. 나는.. 다 똑같은 중국어인줄 알았었는데..)
정말 페리빌딩에서 몇정거장을 지났다. 단지 몇개의 정거장만 지났을 뿐인데 영어 간판은 없어지고 중국어 간판과 건물에 기와들이 보였다.
차이나 타운의 낮은 건물들 뒤로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높은 건물들이 보이는 것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중국에 와있는것 같지만 바로 옆은 미국 IT와 스타트업의 중심인 샌프란시스코라니 이러한 경험은 또 처음이다.
우리 차이나타운 중심가를 걸으면서 여러 가게를 둘러보았다. 미국에선 보이지 않던 버블티 가게, 중국 식료품점들이 보이고 청과물 가게에는 배추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었다.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 마라 냄새가 거리를 거닐때마다 풍겨졌으며, 식당과 가까워질수록 냄새가 진해졌다.
나와 H는 평소에도 중국음식을 좋아해서 샌프란시스코에 오면 꼭 차이나 타운에서 최소한 밥 한끼는 먹자고 했었다.
그러한 우리들에게 중국음식 냄새는 환영한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냄새가 우리의 배를 자극했고, 미리 봐두었던 딤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가보고 나서 알았지만 샌프란시스코 가는 사람들은 여기 꼭 갔으면 좋겠다 맛집이다.)
우리가 차이나 타운에 오기 전 부터 봐두었던 식당의 이름은 ‘City View Restaurant' 이다. 구글지도를 통해 봤을땐 직원이 딤섬 카트를 끌고 다니며 각 테이블에서 먹고 싶은것을 말해주면 바로 꺼내어 주는 형식의 식당이었다. H의 말을 빌리자면 “식당에 딤섬카트가 있다면.. 그 식당은 진짜야..” 라고 한다. H 가 홍콩에서도 딤섬카트를 운용하는 식당이 1군데 밖에 남질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카트를 끈다고 하면 오래됬고, 진짜 예전부터 딤섬을 하는 집이니 믿고 가도 된다는 것이다.
무튼 우린 그렇게 시티뷰 레스토랑(City View Restaurant)으로 향했다. 하지만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가 생각한 로컬느낌 가득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대신 차분하고 고급스럽고 깔끔한 레스토랑이 우릴 맞이하고 있었다.
거기에 문앞에서 웨이터가 대기하고 있었다. 구글지도에 있던 리뷰와 사진이 다른 것을 보니(구글지도에는 조금 낡은 느낌이었다.) 최근에 리노베이션을 해서 최신 정보가 없었던것 같다.
딤섬 카트가 없어진 것은 아쉬웠지만 리노베이션을 진행할 만큼 현지에선 유명한 식당일꺼라는 생각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정말 깔끔해서 홍콩의 고급 중식당을 연상하게 했다. 직원들도 이야기 하는것을 들어보니 광동어를 쓰고있었다.
우린 소룡포, 하가우, 시우마이, 스지또우(그린빈 볶음), 창펀, 닭발을 시키고
음료는 광동식 아이스티와 우롱차를 시켰다.
맛은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맛있었다. 창펀과 하가우 시우마이는 피가 쫄깃하고 속의 새우는 탱글탱글 그자체이고 고기는 육즙이 가득했다.소룡포는 피를 찢으니 육즙과 기름이 터져나왔고 한입 먹어보니 육향이 진해서 좋았다.
스지또우(그린빈 볶음)는 처음 먹어보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달한 간장 마늘소스에 그린빈을 볶아서 겉은 조금 바삭하게, 내부는 촉촉하게 볶아, 단짠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줬다.사실 필자는 최근 과자나 음식에서의 단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너무 달고 짠맛 밖에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그린빈 볶음은 맛의 밸런스가 잡혀있고, 그 중에 단맛과 짠맛이 조금씩 더 돋보이는 주순이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먹기 딱 좋은 정도였다.
닭발은.. 나에겐 조금 무리였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닭발과는 거리가 좀 먼 닭발이었다. 일단 크기가 좀 크고, 개인적으론 냄새가 조금 나서 한입먹고 못먹었다. 하지만 H는 예전에 먹고 싶었던 것이라 또 새로운 맛이라 나쁘지 않다고 했다. 나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어서 좋았다.
우리가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사람들이 꾸준히 왔으며 다 먹을즈음엔 식당이 가득찼다.
나중에 알고보니 주말에는 웨이팅을 할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어쩐지 모든 음식이 다 깔끔하고 맛있었다.
그렇게 배을 가득히 채우고 차이나타운을 계속 둘러 보았다... 다음편에 계속...!'역마살 낀 쿤'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