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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허니문 Vol.1] San Francisco - Day 1 : 피셔맨스워프,In-N-Out Burger, 기라델리 초콜릿, 피어 39역마살 낀 쿤 2023. 10. 29. 23:57
두근두근 허니문 Vol.1
San Francisco - Day 1, Pt2 -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피셔맨스 워프, 기라델리 초콜릿 익스피어런스, 피어 39, 숙소
2023.09.28
대한항공을 타고 약 10시간 정도의 비행, 엄청났다.
괜스레 신혼여행인데 비즈니스석도 못 태워준 마음에 H한테 미안한 마음이 커지는 시간이었다.
(필자는 이코노미에 완전히 적응한 몸이라 괜찮았다.)
그래도 넷플릭스에서 다운로드한 영화를 보며 나름 즐겁게 비행시간을 보냈다.
필자는 전의 글에도 썼지만, 샌프란시스코를 정말 가고 싶었으며(광고에 나오는 샌프란시스코의 경사지고 일자로 된 도로, 날씨 등등의 이유이다.)
여행을 계획하는 동안 H한테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으니, H도 흥미로워하는 모습을 보여
비행기에서 시간도 보낼 겸 샌프란시스코와 관련된 영화를 다운로드하여 보았다.
더록(The Rock)과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였다.
더 록은 영화감독이 샌프란시스코를 정말 사랑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샌프란시스코 곳곳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포레스트 검프는 버바검프의 모티브이기에 보았다. (사실 버바검프는 샌프란시스코와 상관없긴 하다.)
더 록을 통해 H에게 알카트라즈(Alcatraz)가 어디인지,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샌프란시스코의 포인트는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프리뷰?처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영화도 보고 서로 가져온 책도 보다가 이코노미 좌석임에도 우리 집 침대에 누운 것처럼 꿀잠을 자던 그때
승무원 분께서 흰 죽을 가져다주시며 곧 비행기가 착륙할 예정이라는, 꿀잠 보다 더 꿀 같은 소식을 가져다주셨다.
(흰 죽에 오차즈케? 같은 것을 주셨는데 같이 먹으니 최고였다!)
아무리 비행기를 타고 적응은 잘 안 되는 착륙이 끝나고, 여행 계획 때부터 걱정하고 고대하던 미국 임국심사...
미국 입국심사의 경우, 미국 본토를 처음 가본 나에겐 엄청 힘들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주는 대상이었다.
특히 H가 2달 전 시애틀에 갈 일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입국심사만 2시간이 걸렸다고 했었다.(졸업식 시즌이어서 그랬다고..)
우리의 입국심사 결과는..!
결과는 정말 허무하게 끝이 났다.
‘입국심사 -> 짐 찾기 -> 우버 부르고 타기’까지의 프로세스가
총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입국심사는 다른 도시들보다 메인 공항이 아니어서 그런지 사람들 자체가 많이 없었으며 질문도 무난했다.
”미국에 온 이유는?”
“미국에 며칠 정도 있을 것이며 어디에 숙소가 있는지? “
”현금은 얼마 정도 들고 왔으며 먹을 것을 들고 왔는지? “
이 정도가 끝이었다.
오히려 인천국제공항보다 빠른 느낌이었다. 아니 빨랐다. 특히, 입국심사 후 짐도 바로바로 나왔고, 우버도 1분 만에 잡혀버렸다.
샌프란시스코의 공항은 깔끔했다. 짐을 찾고 나오면 도착층이 2층?인데 우버를 타려면 1층(3층으로) 더 올라가야 한다.
3층으로 가니 택시 타는 곳 말고도 기차 승강장이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 자존심(?)도 있고, 솔직히 시간이 금이기에 바로 우버를 타고 먼저 숙소로 향했다.
악명 높은 미국 입국심사가 예상치 못하게 순조롭게 끝이나 원래 오후 2시 넘어 숙소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12:00시에 도착하여 얼리 체크인까지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얼리체크인 또한 우리 숙소는 추가요금도 받지 않고, 가능했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다운타운에서 멀리 떨어진 관광지인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에 있는
리조트인 Hotel Riu Plaza Fisherman's Wharf였다.
전제척인 서비스(호텔 직원 분들의 웃음, 인사 등의 사소한 것까지 친절했다.)도 좋았고, 시설도 꽤 좋은 편이었다.
5성급과 비교하면 게임은 안 되겠지만, 그래도 5성급이 부럽지 않았다. 또한 다운타운과 멀리 있었기에(트램으로 20분 정도) 주변이 조용하고 평화로워서 밤에 산책하는 것도 괜찮았다. (관광객들이 많았기에 더 안심되는 거리였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모든 것이 순조롭고, 날씨마저 구름 한 점 없으니 신이 우리 여행을 축복해 주는 것만 같았다.
(필자는 공대생이라 완벽이라는 단어를 잘 안 쓴다.)
장장 10시간 45분의 비행을 했고, 비행기에서 시차를 맞췄다고는 하지만 컨디션 조절을 위해 첫날부터 무리한 여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걸을 수 있는 정도의 거리 내에서 둘러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나와 피셔맨스 워프 거리를 거닐면서, 클램차우더와 사워도우로 유명한 부댕 베이커리(Boudin Bakery)와 캔디샵 등, 어느 미드,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관광 유원지의 모습을 한 항구의 평화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멀리 서는 바다사자의 울음소리도 들렸다.
우리는 피어 39(Pier 39)의 반대방향으로 걸으면서 구경을 했다. 또 마침 인 앤 아웃(In-N-Out) 버거가 주변에 있어서 늦은 점심으로 먹을 겸
바로 그 자리에서 인 앤 아웃으로 향했다.
인 앤 아웃(In-N-Out) 버거가 미국 3대 버거(파이브 가이즈, 셰이크쉑, 인 앤 아웃) 중 하나라고 하니 먹기 전부터 조금은 기대를 했었다.
인 앤 아웃 버거의 특징은 아주 신선한 재료로 햄버거를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감자도 그 자리에서 튀김모양대로 나오는 기계로 자르고 있었다.
나는 더블더블 버거(Double Double Burger) H는 치즈버거를 시켰고, 프렌치프라이 애니멀 스타일 (Animal Style)로 주문하였다.
애니멀 스타일은 메뉴판에 따로 없고, 주문할 때 말하면 된다.
필자도 처음엔 몰랐다가 인 앤 아웃 도착 3분 전에 블로그를 보아서 알 수 있었다. 양파를 볶아서 특제소스를 얹은 애니멀즈 스타일은 인 앤 아웃을 가면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하는 메뉴라고 한다.
뭐 미국까지 가서 버거를 먹냐 하겠지만, 우리는 미국이라서 더욱 버거를 찾았다. 그 육즙 가득하고 혈관이 막힐듯한 치즈, 그리고 풍성하게 올라간 야채와 프렌치프라이를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몰랐는데, H가 말해주길 인 앤 아웃은 신선함을 정말 강조하고, 그렇기에 물류가 관리 안 되는 곳까지는 체인을 내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서부에만 위치하고 다른 곳으로는 아직 점포를 더 늘리지 않는다고 한다.
인 앤 아웃 버거 내부는 80년대 미국 레트로 감성의 인테리어로 되어있고, 늦은 점심임에도 직장인, 관광객들로 붐벼서 문 앞까지 주문줄이 밀려있었다.
뿐 만 아니라 내부 테이블도 자리가 없어서 주문 후에 다 먹은 사람들이 나가면 기다리다가 그때 앉을 수 있을 정도였다.
(나중에 찾아보니 샌프란시스코에 인 앤 아웃버거가 여기 한 군데밖에 없었다.)
무튼 10~20분 정도 지나서 우리의 음식이 나왔다.
첫인상은 셰이크쉑의 느낌이 났다. 또한 육즙 가득 치즈 폭발과 같이 내가 상상한 미국의 미국미국 버거와는 노선이 다른 듯했다.
아무렴 재료도 신선한 것만 쓴다고 하는데, 미국미국 스타일보단 조금 더 건강한 쪽이 맞는 것 같다.
첫 입의 감상평은 빵이 맛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햄버거에선 어느 무엇보다 패티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햄버거에선 패티보단 빵이 괜찮네 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물론 패티도 나쁜 것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버거킹의 상위호완이라고 해야 하나?
그 정도의 느낌이었다. 건강하고, 프레쉬한 것을 나보다 더 좋아하는 H는 이 버거가 너무너무 신선해서 놀랐다고 한다.
사실 나는 조금은 실망한 것도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미국 3대 버거이고, 정말 맛있지만, 내가 생각한 육즙 폭발을 맛볼 수 있는 버거집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1위 버거는 아직까지 파이브가이즈인 듯싶다.
다음은 감자튀김이다. 감자튀김도 정말 신선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기름이 깨끗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소스 또한 볶은 양파에서 나오는 감칠맛과 특제소스에서 나오는 상큼함과 기름진 맛이 잘 어우러져 감자를 감싸는 느낌이었다.
늦은 점심에 뭐가 맛이 없을까 허허
이렇게 인 앤 아웃 버거 경험을 하고 마저 해변가 따라 산책을 진행하기로 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꽤 오래된 것 같은 유럽 양식의 건물에 비행기에 지친 H의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멋진 유럽양식의 건물 위에는 Ghirardelli라고 뚜렷이 적혀있었다.
바로 Ghirardelli Chocolate Experience (기라델리 초콜릿 익스피어런스)였다. 기라델리 초콜릿 익스피어런스에선 여러 가지 기라델리의 초콜릿 상품들 뿐만 아니라, 기라델리 초콜릿으로 만든 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다.
그렇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지친 우리의 심신을 미국의 단맛으로 당을 보충시켜줄 차례였다.
산책로에서 벗어나 기라델리 건물 옆 오르막길을 오르니 기라델리 건물 정문이 보였다.
정문으로 들어가 보니, 카페와 같은 공간이 나왔다.
카페의 한쪽 벽에서는 초콜릿이 흘러내리고 주변엔 전부 아이스크림 디저트를 먹고 있었다.
우리는 어느 것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실 고민도 5초밖에 안 했다.) 가장 유명한 것을 먹는 게 평균은 간다는 우리들의 철학을 바탕으로
기라델리 인기메뉴인 World Famous Hot Fudge Sundae라는 대표 메뉴를 시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세상의 단맛을 뭉쳐놓은 것 같았다.
정말 맛있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 위에 뜨거운 초콜릿을 얹고 그 위에 토핑을 뿌려줬는데, 뜨거움과 차가운의 조화가 정말 대단했다.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의 바닐라처럼 진했고 초콜릿은 혀가 아릴 정도로 달았다.
정말 달고.. 양이 많았다....
정말 달달한 것이라면 참지 못하는 우리 H 조차도 “아 이건 다 못 먹을 것 같다” 고 이야기했다.
딱 두 명이서 하나 시키면 적당한 정도의 양이었다.
초콜릿을 다 먹고, 나머지 기라델리 건물을 구경하였다. 우리가 디저트를 시킨 건물 반대편으로 가니 모든 기라델리 초콜릿의 종류를 쌓아놓은 곳을 발견하였다. 거기엔 기라델리 초콜릿 쿠키 베이킹 세트라는 것도 팔고 있었다.
또한 새로 개발하는? 메뉴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메뉴를 테이스팅 할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우린 솔티드 캐러멜 맛을 먹어보았다.
(필자는 달달함에는 자신 없는 사람이라, 이날 당의 한계치를 넘어버렸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시차가 피곤함을 가져왔는지, 등 따시고 배부르고 날씨도 좋아서 긴장이 확 풀린 건지, 급 피곤해지는 것이 느껴져서
초콜릿 테이스팅을 하고 바로 숙소로 들어가 낮잠을 한두 시간 정도 잤다.
낮잠을 자니 그새 피곤함이 없어져서, 노을 지는 타이밍일 겸 이번엔 피어 39(Pier 39)로 구경을 갔다.
피어 39으로 가는 길 또한 예뻤다. 하늘이 정말 맑아서 노을이 선명하게 보였다.
노란색부터, 주황색, 보라색 그리고 어둠까지 마치 누군가 파워포인트에서 그라데이션 설정을 해 놓은 것과 같이 느껴졌다.
피어 39로 가기 전 피어 43도 보고 피어 41 앞에 있는 알카트라즈 섬 도 볼 수 있었다.
특히 나는 피어 43의 아치건물과 그 뒤로 있는 금문교, 그리고 그 뒤로 지고 있는 노을이 환상의 조합이었다.
피어 39쪽으로 가까워지니 핫도그 노상을 판매하는 사람들부터 행위예술(?) 하는 사람까지, 그리고 노래가 점점 커져왔다.
피어 39는 밤에도 핫했다. 내부엔 유명한 부댕베이커리부터 해산물 집들이 많았으며, 센터엔 회전목마와 함께 초 미니 자이로드롭(?) 놀이기구도 있었다.
관광객도 많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 나온 샌프란시스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한쪽으론 아까 희미하게 들리던 바다사자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니 정말 나무 판 같은 곳에 바다사자 수십 마리가 떼를 지어 누워있었다. 바다사자를 보는 게 처음이라 신기했지만, 냄새는 그리 반갑지 않았다.
하지만 바다사자를 볼 수 있는 곳에서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가니 예쁜 노을을 볼 수 있던 점은 반가웠다.
빨갛게 달아오른 하늘과 금문교의 조합은 정말이지 다시금 가고 싶게 만드는 장면이었다.그렇게 노을을 다 보고 추워질 때쯤, 기념품 샵에 들러 이것저것(H의 취미가 마그넷 모으기이다.) 구경하다가 나오니 더 반가운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선명한 보름달에 바다가 은빛으로 변하고, 그 위에 멋진 베이브릿지가 놓여있는 풍경이었다.
우린 그때 그날이 추석인 것을 알아차렸다.
그 멋진 장면을 사진 한 장 찍어, 양가 부모님께 추석인사를 드리고, 간단히 저녁을 먹으러 피셔맨스 워프로 돌아갔다.
간단히 먹을만한 음식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마침 아침에 본 부댕베이커리가 생각이 났다.
특히 당시 날씨가 생각 외로 쌀쌀해서 따끈한 국물이 생각이 났고, 클램차우더로 몸을 녹이고 집에 들어가서 잠을 자면 꿀잠일 것이라 생각했다.
부댕베이커리 닫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베이커리로 향했고 클램차우더 하나를 시켜 둘이서 나누어 먹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국 음식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클램 차우더 또한 둘이 시켜서 하나 나누어 먹으면 배부를 양이었다. (당시 저녁을 먹을 만큼 배고프진 않았다.)클램 차우더의 맛은 상상 외로 정말 맛있었다. 나는 프랑스 루(roux)를 수프처럼 풀어서 조개를 첨가한 단순한 밀가루 맛일 줄 알았다.
나의 큰 오해였다.
크림수프에 감자를 넣어 더 부드러웠고, 거기에 조개가 듬뿍 들어있어 한입 먹을 때마다 조갯살이 씹혔다. 또 그 조개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감칠맛까지 더해, 말할 필요가 없는 맛이었다.
분명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겨울철 스테디셀러가 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에서 나에게 클램차우더는 마치 한국에서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 한 그릇의 국밥과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뜨끈한 클램차우더와 그릇으로 쓴 사워도우를 먹고 예기치 못한 든든함(?)을 가지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물리적인 시간으로도 거의 30시간 이상 깨어있던 우리는 숙소내부 바에서 위스키 한잔을 하고, 다음날의 기대감을 안고 잠을 청했다.'역마살 낀 쿤'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