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n Francisco - Day 5 (돌로레스 공원 피크닉, 타코 맛집, 미션 스트릿, 페인티드 레이디스)역마살 낀 쿤 2024. 9. 7. 22:36
두근두근 허니문 Vol.1
San Francisco Day5
-
사진 여행, 돌로레스 공원에서의 피크닉, 샌프란 시스코 타코맛집 추천(La Taqueria El Buen Sabor), 피셔맨스워프 Bubba Gump
-
어제의 피곤한 하루가 끝나고 어느덧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마지막 날이 찾아왔다.
어느 곳이든 얼마나 길게 있든 간에 항상 마지막 날의 기분은 아쉬움이라는 단어가 몸속을 채우게 된다.오늘 오전은 서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날이었다. H는 기념품으로 살 만한 것을 찾으러 우리나라로 치면 올리브영 같은 곳을 둘러보았고, 나는 샌프란시스코에 오기 전부터 보고 싶었던 직선 도로와 경사진 도시의 풍경을 구경하고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기로 했다.
우리는 아침일찍 일어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우리 숙소 근처 피셔맨스 워프의 부댕 베이커리에서
사워 도우를 집어들었고, 부댕 베이커리 안에 있는 피츠 커피(Peet's Coffee)에서 시즌 음료를 시켰다.
그렇게 아침 일찍 아무도 없는 부댕 베이커리에서 피츠커피와 사워도우 하나를 시켜서 나눠 먹고선 서로 하고 싶은 것을하기 위해 잠시동안 작별을 했다. H 와 같이 지금껏 같이 여행 다니면서 처음으로 각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날이었다.
그렇게 나는 전날 찾아 놓은 장소로 향했다.
첫 번째 장소는 Fillmore St 과 Braodway St이 만나는 Pacific Height라는 지점이었다.
그 지점에서 금문교가 있는 바다를 보게되면 뻥 뚫린 하늘과 도로가 바다로 이어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Pacific Heights 라는 말 그대로 태평양의 바다가 보이는 듯했고, 맞은편으로는 소살리토 - 티뷰론의 마을이 보인다.
이러한 풍경들을 여럿 찾으러 나는 뽈뽈뽈 돌아다녔다.
샌프란시스코의 도로 뿐만 아니라 건물 양식, 날씨와 도로, 풍경 등이 정말 내 마음에 꽂혔기 때문이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차이나 타운 근처 Old Saint Mary 성당 (올드 세인트 메리)이다.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여러 빌딩들 사이로 베이브릿지의 기둥과 바다가 함께 보이는
절묘한 사진이 찍히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사진을 찍기 위해 거의 1시간을 소비했다.
(횡단보도 파란불일 때마다 중간에서 사진을 찍고 돌아오길 수십 번을 반복했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유니언 스퀘어 쪽으로 가면서 여러 건물들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가을과 잘 어울리는 도시라고 생각했다.
도시 자체가 반도의 형태로 되어있어 흐린 날이 많아 아쉽지만, 정말 맑은 날에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맑고 시원한 바람과 높은 언덕들, 그리고 정말 파란 하늘이 샌프란시스코의 평화로운 모습과
잘 어우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유니언 스퀘어 근처는 여느 대도시와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여러 만화영화에서 (인사이드 아웃, 업 등등)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픽사 스튜디오가 샌프란시스코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면서 참 살고 싶은 도시라고 느꼈다.
도시 자체가 활력이 넘쳐 그 에너지가 나한테도 옮겨오는 것 같았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을 하자면,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엇이든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아메리칸드림이 내 머릿속에 스며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코인 세탁소를 차려도 좋을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까지 했다.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생각을 하며 돌아다녔더니 어느새 약속한 시간이 다가와 서둘러 H와 만나기로 한 장소인 유니언 스퀘어로 오게 되었다.
만남의 장소 유니언 스퀘어, 그 광장 가운데 테이블에 앉아 햇빛을 만끽하고 있다 보니 어느새 누군가 뒤에서 나를 톡톡 건드렸다. 바로 오후의 약속상대 H였다. 드러그 스토어에서 기념품을 사고 나온 H는 배가 고파서 얼른 뭐라도 먹지 않으면 쓰러질 것 같다고 했다.
우린 서둘러 피크닉을 하러 돌로레스 공원 쪽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돌로레스 공원으로 가기 전 우린 피크닉 하면서 먹을 점심을 구매하러
공원 근처 미시온 디스트릭트 (Mission District)로 향했다.
정확히 미션(미시온) 구 의 미시온 스트릿으로 갔는데, 이 거리는 멕시코 식당과 칵테일 바, 레스토랑, 감성 충만한 카페 그리고 빈티지 옷가게들로 즐비한 거리였다.
처음 버스에서 내렸을 때에는 여러 사람들이 버스정류장 앞에서 보따리 장사하는 시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무섭게 생기신 분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보고 살짝 겁이 나서 얼른 그 정류장을 빠져나와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가지고 다녔었다.
하지만 그곳을 빠져나오니 완전 다른 세상이었다. 차이나 타운과 같이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그런 핫플과 같은 곳이었다. 골목 곳곳에는 누군가를 기념하는 벽화들이 가득 차 있었고
카페에는 현지인들로 가득 차 있고, 지인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으로 가득했다.
우리는 La Taqueria를 가려고 했지만 그날은 휴일이라 다른 타코집인 Taqueria El buen sabor라는 타코집을 갔다.
Taqueria El Buen Sabor
정말 내 인생 타코 맛집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테이크 아웃을 하기 위해 서브웨이처럼 줄 서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타코 만드는 과정 전체를 볼 수 있는 주방에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타코를 만들고 있었다.
단연 눈길을 끈 것은 거대한 그릴에서 타코에 들어갈 고기를 굽고 있는 모습이 정말 최고였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것만 같은 간판, 여러 세월의 흔적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메뉴판,
오랜 경력의 손길이 느껴지는 종업원들을 보며 이 집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음식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놀러 간다면 이 집은 꼭 갔으면 좋겠다. 내 인생타코 맛집이다.
우리는 카르니타스 타코에 퀘사디아, 부리또를 주문했고 근처 마켓에서 맥주를 사서 돌로레스 공원으로 향했다.
돌로레스 공원으로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얼른 공원에 가서 먹을 생각밖에 없었지만,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공원이 보여주는 말도 안 되는 아름다운 뷰에 배고픔이 싹 사라져 버렸다.
비교적 높은 언덕에서 낮은 곳으로 경사진 곳에 있는 공원 덕분에 시야가 탁 트여있고, 트인 시야로 샌프란시스코의
도심의 스카이라인 전체가 보이는 공원이었다.
공원도 크기가 커서 언덕에는 샌프란시스코를 바라보며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그 아래에는 아이들, 강아지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그렇게 공원의 아름다움에 잠시 심취해 있었던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공원 가장 위에 있는 벤치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즐겼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앞에 두고 평화로운 공원에서 시원한 바람과 따듯한 햇살 그리고 맛있는 타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고 느꼈다.
미슐랭에서 3 스타의 뜻이 그 레스토랑을 가기 위해 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돌로레스 공원에서의 점심 피크닉은 나에게 있어 미슐랭 3 스타와 같은 의미였다고 생각한다.
이날 즐겼던 피크닉을 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다시 오고 싶다.
점심을 먹으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소화도 시킬 겸 돌로레스 공원 위에 있는 페인티드 레이디스가 있는
알라모 스퀘어 공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는 동안에 조용한 거리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침 학교가 끝났는지
초등학생 저학년 되어 보이는 아이들도 거리를 뛰어다니고 있고, 브레이크 타임을 끝내고 장사를 시작하려고
마당을 쓸고 있는 아저씨들도 간간이 보였다.
그렇게 도착한 페인티드 레이디스, 사실 이곳을 와보고 싶었다기 보단, 구글지도에 샌프란시스코를 검색하면 나오는 장소이고 여러 영화에도 나오던 곳이어서 와 본 것뿐이었다. 4개의 비슷한 집이 경사면을 따라 쭉 내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페인티드 레이디스, 빅토리아풍으로 지어진 집이라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한다.
30분 정도 걸었으니 쉬어야 하지 않겠는가?
페인티드 레이디스 바로 앞에 알라모 스퀘어라는 공원이 있다. 그 공원에 앉아 있으면 페인티드 레이디스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한동안 걸었던 우리는 잠시나마 편하게 잔디밭에 앉아서 노래를 틀고
멍하니 그 건물들을 바라보았다. 그저 편하고 좋았던 기억밖에 없었다.
그렇게 1시간쯤 지났을까? 서서히 노을지 지고 있음을 직감했고, 우리는 다시 숙소로 향했다.
오늘 저녁은 버바검프다. 사실 안 가도 되는 레스토랑이었지만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안 가면 또 섭섭할 것 같아 마지막날인만큼 한 번쯤은 괜찮을 것 같아 방문했다.
우리는 미국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미국적인 음식, 즉 혈관 막히는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바로 맥엔치즈와 쉬림프 프라이였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친히 알던 맛이었고, H는 음료로 블러디 메리를 시켰었다.
항상 블러디 메리의 맛이 궁금하던 H는 맛을 보더니 내 맥주와 바꿔서 먹자고 했다.
마셔보니.. 블러디라는 단어선택이 탁월한 것 같았다. 음료를 다 마시면 내 목에서 피가 나올 것 같은? 매콤한? 음료였다.
이렇게 간단히 밥을 먹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 제2막 보라보라로 갈 준비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라보라로 가는 날이다!
드디어 메인 스테이지 보라보라! 다음 글에서 이어나가겠다.
'역마살 낀 쿤' 카테고리의 다른 글